회의록 및 학습자료
2024년 8월 정기모임은 고인이 된 작곡가의 기성곡으로 제작한 뮤지컬 '광화문연가'를 둘러싼 저작권 분쟁의 2심 판결을 검토했다. 원곡의 저작재산권은 음악 신탁단체(콩카)가 관리하고, 2차적저작물작성권은 유족이 설립한 법인에 있는 구조에서, "기성곡으로 뮤지컬을 만들 때 누구에게 허락받아야 하는가"가 핵심이다. 신탁단체는 자신에게 공연 사용료(관리수수료)를 요구했으나, 뮤지컬 제작사는 2차적저작물작성권자와 이미 계약·대가 지급을 마친 상태였다. 논의는 (1) 심급별 판단과 소송 전략, (2) 저작권법 제54조 등록 대항력, (3) 2차적저작물작성권의 본질(마스터권 여부), (4) 뮤지컬이 공동저작물인가 결합저작물인가, (5) 신탁 구조의 병폐와 등록 대항력 입법으로 이어졌다. 이 회차는 뮤지컬 제작사·이용자 관점이 중심이므로, 원저작권자·신탁단체 측 논거는 ④의 「균형 관점」에서 함께 짚는다.
원곡 저작재산권자(신탁단체)와 2차적저작물작성권자(유족 법인)가 분리된 상황에서, 제작사는 2차적저작물작성권자에게 상당한 대가(억 단위)를 지급하고 뮤지컬을 제작했다. 그런데 신탁단체는 소송 전 "분쟁으로 가지 말고 관리수수료(공연 사용료의 약 10%)를 달라"고 제안했고, 이를 거부하자 분쟁으로 비화했다. 1심(2018년 시작)과 2심 모두 신탁단체 패소로 결론 났으나, 감정 기간 등으로 총 7년이 소요되었다.
1심 전략은 "재판부가 저작권 법리에 익숙하지 않으니 확실한 쟁점으로 먼저 이기고 2심에서 본질을 다툰다"는 것이었다. 그 확실한 쟁점이 저작권법 제54조 등록 대항력으로, 신탁곡이 저작권위원회에 등록되어 있지 않아 신탁단체가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없다는 논리였다. 그러나 2심에서 신탁단체가 "개별 곡별로 2차적저작물성을 판단하라"며 감정을 신청했고, 그 결과 악곡 부분은 변형이 있어 2차적저작물일 가능성이 높지만 작사 부분은 원형 그대로여서 2차적저작물이 아니라는 기계적 판단이 나왔다. 결과적으로 "2차적저작물작성권의 본질"이라는 핵심 쟁점은 다뤄지지 못한 채 사건이 마무리되었다.
논의의 정점은 2차적저작물작성권의 본질이었다. 2차적저작물작성권이 힘을 가지려면, 원저작물의 복제·배포·공연·방송 등 모든 권능을 포섭하는 최상위 권한(사실상 "마스터권")이어야 한다는 견해가 제시되었다. 그렇지 않고 2차적저작물작성권만 허락받았는데 그 안에 삽입된 원곡이 공연될 때마다 별도로 공연 사용료를 내야 한다면, 2차적저작물작성권 자체가 유명무실해진다는 것이다. 이 본질을 정면으로 다룬 판례·논문이 없어, 관련 논문의 필요성이 강조되었다.
뮤지컬의 성격을 두고 심도 있는 토론이 이어졌다. 법원(2심)은 뮤지컬을 결합저작물로 보아 악곡·작사로 쪼개 각각의 2차적저작물성을 따졌으나, 참석자들은 이것이 뮤지컬의 본질을 왜곡한다고 보았다. 뮤지컬은 공연되는 순간의 대본·음악·조명·무대·실연이 어우러진 종합예술로, 영상저작물처럼 개별 기여를 구분할 수 없고(공동저작물), 게다가 매 회차 공연이 달라지는 휘발성을 지닌다는 것이다. 이 관점에서는 개별 악곡·가사의 동일 여부는 무의미하며, 뮤지컬 자체(공연 행위)를 하나의 2차적저작물로 보아 권리 유무를 판단해야 한다는 결론이 제시되었다. 관련해 연속물(드라마·연속간행물)의 저작권 보호기간 기산(회차별 대 완결 시점, 저작권법 제41조)도 함께 논의되었다.
라이선스 뮤지컬(해외 작품 국내 공연) 계약에는 "그랜드 라이트에 대해 현지 PRO(공연권 집중관리단체)와 별도 처리" 조항이 관행적으로 삽입되어, 이미 퍼블리셔에게 대가를 지급했음에도 국내 신탁단체가 공연 사용료를 재차 청구하는 이중청구의 빌미가 된다. 일부 작품(예: 물랑루즈)은 이 조항을 삭제해 청구 근거를 없앤 사례가 소개되었다. 아울러 계약서상 "이용허락"과 "사용승인" 개념이 혼동되어 실무 혼란을 낳는다는 점, 그리고 음악감독 계약에 "신탁단체 공연 사용료는 터치하지 않는다"는 조항을 넣는지 여부가 관리비율(제작 단계 권리처리 인정 여부)을 좌우한다는 점이 지적되었다(2024-09·2025-03 회차와 연결).
신탁단체가 관리곡을 저작권위원회에 등록하지 않으면서도 이용자에게 청구하는 행태, 위탁자(원 창작자) 의사보다 자기 권리를 앞세우는 병폐가 지목되었다. 신탁단체가 추진하는 입법(신탁곡을 홈페이지에 공시하면 등록과 동일한 제3자 대항력 인정)이 통과되면, 미등록을 근거로 한 방어 카드가 사라지고 무권리자 계약 문제가 커지며 계약 자유를 침해하는 위헌적 요소가 크다는 우려가 공유되었다. 근본 해결은 회원의 총회 참여를 통한 약관 개정이나, 신탁단체의 규모·타성 탓에 쉽지 않다는 진단이 나왔다.
2차적저작물작성권은 원저작물을 각색·편곡 등으로 새 저작물을 만들 권리다. 이 사건은 원곡 저작재산권자(신탁)와 2차적저작물작성권자(유족 법인)가 분리되어, "2차적저작물작성권만 확보하면 원곡을 온전히 이용할 수 있는가"라는 근본 문제를 제기한다. 결론은 저작권법 제54조 등록 대항력(미등록 신탁은 제3자에 대항 불가)으로 났으나, 이는 본질 회피이며 신탁곡이 등록되면 같은 문제가 반복된다. 신탁단체가 추진하는 "공시=등록 대항력" 입법이 통과되면 이 방어선이 사라진다.
핵심 조문은 제54조(등록 대항력)와 제41조(영상저작물 보호기간)다. 신탁단체가 인용한 대법원 판례(2016년 선고로 언급)는 컴퓨터프로그램·데이터베이스 개작에 관한 것으로, 원곡-뮤지컬 사안과 사실관계가 달라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 다수 의견이다(2024-10 회차의 컴퓨터프로그램 2차적저작물작성권 판례와 동일 맥락). 사건번호는 1심 2019가합553870, 2심 2021나2052403으로 기재되어 있으며, 확정 여부·경과는 검증이 필요하다.
공동저작물은 기여를 분리해 이용할 수 없는 저작물(전원 합의로 행사)이고, 결합저작물은 분리 이용이 가능한 저작물의 결합이다. 법원은 뮤지컬을 결합저작물로 보아 악곡·작사를 나눴으나, 뮤지컬을 공연 순간의 종합예술(공동저작물)로 보면 개별 요소의 2차적저작물성 판단은 무의미해진다. 이는 영상저작물 특례(공동저작물 전제)와 뮤지컬(휘발성)의 성격 비교로 이어지며, 연속물 보호기간 기산 논의와도 맞물린다.
이 회차는 뮤지컬 제작사·이용자 관점이 중심이었으므로, 반대 측 논거를 함께 기록한다. 첫째, 판결문에서도 확인되듯 뮤지컬에 원곡이 거의 변형 없이 사용된 이상, 원곡 저작권자가 그 이용에 대한 보상을 주장하는 것은 원리상 근거가 있다. 특히 작사가 원형 그대로라면, "2차적저작물작성권만으로 원곡 권리까지 흡수된다"는 마스터권 해석은 원곡(특히 어문) 저작권자의 권리를 부당하게 소진시킬 수 있다. 둘째, 신탁단체가 추진하는 등록 대항력 입법은 "무권리자와의 계약"과 정산 누락을 막으려는 취지도 있어, 일방적으로 위헌으로만 규정하기 어렵다. 셋째, 신탁의 집중관리는 개별 창작자(특히 고인·유족)가 대형 제작사와 협상할 힘의 비대칭을 보완하며, "위탁자 의사 무시·정산 불투명"은 집중관리 자체보다 거버넌스 개선의 과제다. 요컨대 이 판례를 "신탁의 이중청구를 막는 근거"로만 읽는 것은 이용자 관점이며, 원저작권자 보호와 집중관리의 순기능을 함께 고려해야 균형 잡힌 해석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