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록 및 학습자료
2023년 10월 정기모임은 "인공지능 저작권 사례"를 주제로, 생성형 AI 도구가 실제로 창작물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실연(demonstration) 중심으로 살핀 뒤 그 산출물의 저작물성 문제로 논의를 확장했다. 발표는 (1) 창작 AI의 5단계 분류와 8대 AI 유형, (2) 명품 브랜드와 영화 캐릭터를 결합한 유명 AI 영상("데모플라잉폭스" 사례)의 4단계 생성 툴 체인, (3) 음악 작곡·웹툰 채색·문장 패러프레이징·뮤직비디오 생성 등 실제 도구 시연과 웹 3.0 개념을 다뤘다. 후반 자유토론은 (4) 기계가 "클릭"으로 만든 결과물에 저작물성을 인정할 수 있는가라는 근본 질문, (5) 대형 미디어·콘텐츠 기업의 AI 전환과 음악 AI가 갖는 이중적 성격(창작 보조 수단 대 권리 처리 회피 수단), (6) AI 확산이 신탁관리단체·실연자의 권리 기반에 미치는 영향으로 이어졌다. 발표 자체는 "저작권 쟁점"보다 "기술 트렌드 공유"에 무게가 있었고, 토론은 제작사·플랫폼 관점이 두드러졌으므로 창작자·실연자·신탁단체 측 논거는 ④의 「균형 관점」에서 함께 짚는다.
발표는 국내 학술 논문의 분류를 빌려, 인공지능의 자율성 수준을 자동차 자율주행 5단계에 비유해 다섯 유형으로 구분했다. 유형 A는 비자율형으로, 개발자가 만든 틀에 소비자 요청이 들어오면 정해진 정보가 제공되는 방식이다(포털 검색이 대표 예). 유형 B와 C는 "확률적 자율"에 해당하며, B는 크롤링한 데이터에서 적합한 결과를 골라 보여주는 "학습된 창작 AI"(이미지 렌즈 검색 등), C는 크롤링 데이터를 인공지능이 스스로 학습해 답변을 생성하고 대화 과정에서 추가로 튜닝되는 "튜닝된 창작 AI"(대화형 생성 AI)로 설명되었다. 유형 D(부분 자율)와 E(완전 자율)는 현실에 아직 존재하지 않는 단계로 제시되었는데, A~C와 달리 D·E부터는 법적 권리가 인정될 수 있는 창작물을 만들어내며, 둘의 구분은 외부 100% 용역 위탁(D)이냐 기업 내부 프로그램으로 권리관계가 명확히 처리된 결과물(E)이냐에 있다고 정리되었다. 현재 우리가 사는 시대는 유형 C 단계라는 것이 발표의 전제였다. 이어 AI를 기능별로 여덟 유형(추론, 지식표현 및 언어지능, 청각지능, 시각지능, 복합지능, 지능형 에이전트 등)으로 나눈 뒤, 그중 저작권 분쟁 소지가 큰 축으로 어문저작물에 닿는 "언어지능", 작곡·실연에 닿는 "청각지능", 이용자 생성 콘텐츠의 권리에 닿는 "지능형 에이전트"가 지목되었다. 포털·플랫폼 가입 시의 이용약관이 이용자 생성 콘텐츠를 AI 학습·활용에 쓸 수 있도록 사전 동의를 받아 두는 구조라는 점도 함께 언급되었다.
대표 사례로, 명품 패션 브랜드의 과거 컬렉션 스타일을 유명 판타지 영화 캐릭터에 입힌 가상 패션쇼 영상이 소개되었다. 제작자가 해당 브랜드나 원작에 대한 사전 이해 없이 생성 도구만으로 완성도 높은 영상을 만들어 대규모 조회수를 기록했다는 점이 강조되었다. 발표자는 이런 영상 한 편이 하나의 도구가 아니라 네 종류의 도구를 연쇄로 거쳐 만들어진다고 설명했다. 즉 (1) 대화형 생성 AI로 캐릭터별 스타일 지시문(프롬프트)을 작성하고, (2) 텍스트-이미지 생성 AI로 그 지시문을 시각화하며, (3) 음성 생성 AI로 인터뷰 영상에서 특정 인물의 목소리를 추출·합성하고, (4) 이미지·음성·대사를 종합하는 영상 생성 AI로 최종 영상을 만드는 흐름이다. 발표자는 각 도구가 당시 제한적으로 무료 이용 가능하다는 점, 그리고 음성 합성은 영어 추출은 비교적 완성도가 높으나 한국어는 아직 한계가 있다는 실사용 경험을 덧붙였다.
발표는 여러 도구를 직접 시연했다. 장르와 템포·조성·길이·마디 수만 지정하면 곡을 자동 생성하는 작곡 AI, 스케치에 클릭 한 번으로 채색해 주는 채색 AI(대형 포털이 웹툰 작가에게 제공한다고 알려진 도구), 원문을 다른 문장으로 바꿔 써 주는 패러프레이징 AI(논문·소설 각색에 쓰이며 표절 탐지를 어렵게 만든다는 점이 지적됨), 사진 몇 장으로 뮤직비디오를 만드는 영상 AI 등이 예시로 제시되었다. 유명 가수가 부른 적 없는 곡을 그 가수의 목소리로 재현한 AI 커버곡도 재생되었는데, 발표자는 이런 결과물이 도구에 입력만 하면 자동으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여러 편집 도구를 거친 상당한 수작업의 산물임을 반복해 강조했다. 곁들여 웹 1.0(일방적 정보 수신)·2.0(중앙화된 플랫폼 매개 상호작용)·3.0(블록체인 기반 탈중앙·이용자 주도)의 구분과, 광고를 차단하고 이용 자체에 보상을 준다는 웹 3.0 지향 브라우저가 소개되었다. 채색 AI의 시연 중에는 색감에 대한 수치화된 공식이 존재하며 하나의 색을 지정하면 주변 색이 자동 보정된다는 점, 그리고 이런 "공식화된 창작 보조"가 어디까지 인간 창작의 영역인가라는 질문이 곧바로 제기되었다.
자유토론의 핵심은 생성 결과물에 저작권을 부여할 수 있는가였다. 저작권이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을 보호하는 권리라는 대륙법 전통(정신적 산물 보호)이 환기되면서, 알고리즘으로 이미 논리화된 도구에 클릭을 반복하는 행위를 정신적 노동으로 볼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되었다. 채색 AI가 학습을 통해 "가장 아름다운 색감"을 공식으로 산출하고 작곡 AI가 핵심 몇 마디 외 나머지를 자동 완성하는 상황에서, 인간 창작의 영역이 어디까지인지 경계가 흐려진다는 문제의식이 공유되었다. 토론에서는 최근 논문 동향으로 "AI 생성물을 일단 저작물로 전제하되 어떻게 인정·관리할 것인가"를 다루는 흐름과, 반대로 저작물성 자체를 부정하는 시각이 함께 소개되었다. 또한 유럽에서 AI 산출물에 별도의 권리를 신설하자는 움직임이 있고 국내에서도 대통령 직속 국가지식재산위원회 차원에서 관련 논의가 시작되고 있다는 점, 다만 막대한 개발 비용을 투입한 투자자에게 별도 권리를 신설해 주는 것이 정당한가라는 반론도 함께 정리되었다.
한 참석자는 소속 대형 미디어·콘텐츠 기업의 AI 전환(프리 프로덕션·프로덕션·포스트 프로덕션 전 단계에 AI 도입) 구상을 공유했다. 특히 영상 후반작업 단계의 배경음악을 AI 음악 생성 스타트업의 기술로 대체하려는 시도가 소개되었는데, 시연용 무료 도구보다 품질이 크게 앞선다는 평가가 있었다. 이 대목에서 음악 AI의 성격이 이중적으로 드러났다. 한편으로는 예능 한 편에 수십에서 수백 곡이 쓰이는 현실에서 개별 곡마다 사후관리·인접권·전송 처리를 모두 밟기 어려우므로, AI 생성 음악을 배경음악으로 깔면 국경과 무관하게 콘텐츠를 해외로 실시간 유통할 수 있다는 "권리 처리 회피·우회 수단"의 성격이 지적되었다. 다른 한편, 토론에서는 이를 마냥 긍정할 수 없다는 견해가 강하게 제기되었다. 미국에서 제작자 집단이 비용 절감을 위해 AI를 활용하려다 창작자들의 파업을 부른 사례가 인용되면서, 콘텐츠 기업의 미래가 창작자와의 협업에 달려 있는 이상 AI가 창작자를 위협하는 방향으로 가서는 안 되며 음악 AI는 어디까지나 제도 미비를 메우는 과도기의 "보조적 수단"이어야 한다는 철학적 정리가 이뤄졌다. 나아가 AI 음악이 저작물로 인정되면 오히려 신탁단체가 개입하게 되어 사업자에게 불리할 수 있다는 역설, 즉 사업자가 저작물성 인정을 반드시 반기지는 않는다는 관점도 제시되었다.
논의는 신탁관리 구조와 실연자 권리로 옮겨 갔다. 보상금 제도가 방송(실시간)에만 한정되고 전송(주문형 서비스)까지 확장되지 못한 상태에서, 국내 콘텐츠가 해외로 나갈 때 권리 처리 충돌이 불가피하다는 문제가 지적되었다. 한 신탁관리단체 관계자는, 신탁단체를 통하면 전 세계에서 권리 행사가 가능하고 글로벌 수익을 국내에서 일괄 정산해 대행 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다는 제안이 제작사 측에 오갔음을 전했다. 반면 제작사 관점에서는 신탁단체가 해외 진출의 걸림돌로 인식되며, 실제로 대형 기획사 소속 아티스트들이 해외 저작권 징수에서 신탁단체의 역할에 의문을 품고 실연자 신탁단체를 탈퇴한 사례가 있다는 점도 언급되었다. 다만 재방송 사용료 징수 등 신탁단체만 수행할 수 있는 역할이 있고, 대형 기획사의 계약 만료 이후 개별 실연자의 권리가 누락·방치되는 문제(신탁 가입 안내를 통해 개별 계좌로 정산되도록 하는 실무)도 함께 지적되었다. 끝으로, AI 음악을 정당하게 쓰기 위해 실연자·창작자와 "양도 계약"을 맺으면 그 순간 창작자가 미래의 권리를 모두 잃게 된다는 점에서 양도의 위험성이 경고되었다.
생성형 AI를 둘러싼 저작권 쟁점은 크게 두 전선으로 나뉜다. 첫째는 "입력(학습) 단계"로, 대량의 저작물을 학습 데이터로 크롤링·이용하는 것이 복제권 침해인지, 아니면 데이터 마이닝 예외로 허용되는지의 문제다. 둘째는 "출력(산출) 단계"로, AI가 만든 결과물에 저작물성을 인정할 수 있는지, 인정한다면 저자는 누구인지(이용자·개발자·투자자)의 문제다. 이번 회차의 발표·시연은 주로 출력 단계(산출물의 창작성·권리귀속)에, 후반 토론은 학습 데이터의 합법적 확보(데이터 라벨링·크라우드소싱)와 산업적 활용에 걸쳐 있었다. 저작권법상 저작물은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로 정의되므로(제2조), 인간 저작자성(human authorship)이 결여된 순수 AI 산출물은 현행법 해석상 저작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 다수 견해의 출발점이다.
미국은 인간 저작자성을 엄격히 요구한다. 저작권청은 AI가 자율 생성한 이미지의 등록을 거부해 왔고(인간 개입이 없는 산출물), 미드저니로 생성한 만화의 개별 이미지 부분에 대한 등록을 취소하되 인간이 배열·구성한 부분만 보호한 사례가 알려져 있다. AI를 저자로 등재하려는 시도(Thaler 계열)는 연방 단계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학습 데이터 측면에서는 시각예술가들이 이미지 생성 서비스를 상대로 제기한 집단소송(Andersen v. Stability AI), 이미지 스톡 기업의 소송(Getty Images v. Stability AI), 음반산업협회가 음악 생성 서비스를 상대로 낸 소송(RIAA v. Suno·Udio)이 진행 중이다. EU는 AI 법(AI Act)과 DSM 지침의 텍스트·데이터 마이닝(TDM) 예외를 축으로, 권리자가 학습 이용을 거부(opt-out)할 수 있는 구조를 두었다. 일본은 저작권법 제30조의4로 향유 목적이 아닌 정보해석 이용에 폭넓은 예외를 인정해 학습에 관대한 편이다. 중국은 하급심에서 AI 보조 산출물(텐센트 Dreamwriter 기사)과 나아가 생성 이미지에 저작물성을 인정한 판단이 나오는 등 결과물 보호에 상대적으로 전향적인 흐름을 보인다. 요컨대 산출물 보호와 학습 이용 허용의 균형점은 나라마다 다르며, 발표에서 지적됐듯 저작권 제도의 국제적 정합성 때문에 결국 전 세계적으로 방향이 수렴·재조정될 가능성이 크다.
핵심 개념은 (1) 저작물의 정의와 인간 저작자성(제2조), (2) 실연자의 권리와 방송·전송 보상청구권, (3) 데이터 마이닝(TDM) 예외다. 특히 이번 토론의 실무 초점인 "전송에 대한 보상"은, 실연·음반에 대한 보상청구권이 방송·디지털음성송신 등에 규정된 것과 달리 주문형 전송(OTT·VOD)까지 온전히 포섭하지 못한다는 제도적 공백을 가리킨다. 이 공백이 해외 유통 시 권리 처리 충돌과 "AI 음악으로의 우회" 유인을 낳는다는 것이 발표의 논지였다. 또한 학습 데이터의 합법적 확보 수단으로 언급된 데이터 라벨링·크라우드소싱은, 크롤링의 저작권 리스크를 회피하려는 산업적 대응으로 이해할 수 있다. (관련 회차: 저작권법 개정(2024-01), 2차적저작물작성권(2024-10) 등 창작자 권리·보상 논의와 같은 맥락.)
이번 회차의 발표는 기술 효용과 산업 활용에, 토론의 상당 부분은 제작사·플랫폼이 겪는 권리 처리 부담과 해외 진출 제약에 무게가 실렸다. 저작권전문가-H군-페르소나 §5-1에 따라, 반대 측 논거를 균형 있게 병기한다. 첫째, 음악 AI를 "권리 처리 회피·우회 수단"으로 활용하는 접근은 관점을 달리하면 창작자·실연자에게 돌아갈 보상을 구조적으로 축소하는 것일 수 있다. 회의 내부에서도 확인됐듯, 미국의 창작자 파업(작가·배우 노동조합)은 제작자의 비용 절감형 AI 도입이 창작 노동의 대체·평가절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정당한 우려의 표출이었다. 둘째, 신탁단체가 "해외 진출의 걸림돌"로 그려지지만, 개별 실연자·작곡가는 대형 제작사·플랫폼과 대등하게 협상할 힘이 없으므로 집중관리·신탁은 협상력 보완과 권리 누락 방지 장치다. 실제로 계약 만료 후 개별 실연자의 권리가 방치·누락되는 문제를 메우는 것도 신탁단체의 역할로 지적되었다. 셋째, 전송보상금의 확장은 사업자에게는 비용이지만 창작자에게는 디지털 유통 시대에 응당 받아야 할 몫의 회복이라는 성격이 있다. 넷째, "양도 계약"으로 AI 학습·이용 권리를 일괄 확보하는 방식은 사업자에게 편리하나, 창작자·실연자가 미래의 권리를 영구히 상실하는 결과를 낳으므로 협상력 불균형 상태에서의 양도 강요는 경계해야 한다. 요컨대 AI를 "권리 처리 마찰을 없애는 도구"로만 읽는 것은 제작사·플랫폼 시각이며, 창작자·실연자의 보상과 예술적 실연의 고유가치를 함께 고려해야 균형 잡힌 이해가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