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록 및 학습자료
2023년 9월 정기모임은 김인철 교수의 논문 「영상저작물에서 미국 실연자들의 권리 보호」(가천법학 제5권 제1호, 2012)를 텍스트로 삼아, 미국이 실연을 저작권·저작인접권으로 보호하지 않는 구조와 그 공백을 실연자들이 어떻게 메워 왔는지를 검토했다. 논의는 (1) 미국 음원·영상 실연자에 대한 국내 정산 실무와 해외 매출 미분배 논란, (2) 미국 저작권의 고정성·독창성 요건과 등록주의의 기원, (3) 실연 보호의 세 우회로(라넘법 §43(a)를 통한 인격적 보호·퍼블리시티권·단체협약), (4) 배우조합(SAG)·단체협약·재상영분배금(residuals)으로 대표되는 미국식 세력화 모델, (5) 한국의 신탁·보상금·재방송료 구조와의 비교, (6) 넷플릭스식 전권 양도(work made for hire)와 AI가 촉발한 2023년 미국 작가·배우 파업의 배경을 다뤘다. 미국 실연자 보호는 "권리 부재를 단체 교섭으로 메운" 모델이라는 점이 부각되었고, 이 회차는 실연자 세력화와 이용자·산업 측 부담을 함께 저울질하는 관점이 필요하므로 반대 논거는 ④의 「균형 관점」에서 짚는다.
논의는 국내 음원 플랫폼이 미국 등 해외 실연자에게 사용료를 정산하는 실무에서 출발했다. 국내에 진입한 스트리밍 서비스에 대해서는 국내 기준(스탠더드)을 따르도록 계약이 이뤄져 대행 수수료를 제한 뒤 권리자 몫을 분배하는 초기 모형이 자리 잡았고, 미국에서 발생한 매출에 대해서도 셰어하기로 되어 있으나 실제 이행 여부는 확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미국에는 실연권이 없으니 미국 매출은 분배하지 않겠다"는 논리가 제기된 적이 있으나, 이는 국내 실무 관행과 배치된다는 비판이 함께 나왔다.
이어 해외 정산 지연이 실연자에게 미분배로 오인되는 구조가 설명되었다. 국내 정산은 분기별로 이뤄지지만 해외 플랫폼 정산은 대체로 연 1회여서 시차가 크고, 식별코드 체계의 차이(국내는 UCI를 병용하나 해외는 이를 쓰지 않음)가 지연을 가중한다는 것이다. 최근의 해외 음원 사용료 미정산 논란(그룹 관련 사례)도 실연권 부재보다는 백사(레이블)가 분배분을 정산하지 않은 문제이거나 해외 정산 주기의 괴리에서 비롯된 오해일 수 있다는 진단이 제시되었다.
정산의 전제인 식별코드가 매체별로 정리되었다. 음악은 ISRC, 정부 주도 범용코드는 UCI(정착 실패), 영상물은 ISAN 계열, 실연자·배우 식별은 SAG 넘버(스크린 액터스 관련 번호)가 거론되었다. 유럽의 사적복제보상금이 이런 코드 체계를 통해 실연자·제작 정보(감독·실연자 등)를 식별해 분배되며, 시청률·회자 정도 등 지표로 일괄 징수분을 배분한다는 점이 소개되었다. 한국 콘텐츠의 해외 노출이 늘면서 이 지표를 근거로 해외 보상금을 수령할 여지가 커졌으나, 국내에 이를 수령·분배할 영상 실연 단체가 사실상 부재하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되었다. 음악 분야에는 신탁단체가 있으나 영상 분야는 수령 창구가 미비하며, 관련 협회가 설립되었어도 아직 자리를 잡지 못했다는 진단이 이어졌다.
논문의 핵심으로, 미국은 저작물성을 고정성(fixation)과 독창성(창작성, originality) 두 요건으로 판단하며, 실연 자체는 이 요건을 충족하기 어려워 저작권·저작인접권으로 보호하지 않는다는 점이 정리되었다. 실연은 매번 동일하게 재현되지 않아 고정성에 걸리고, 악보나 대본을 표현하는 행위에 독창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논리다. 여기서 "연기자는 기계적 재현자인가"라는 쟁점이 제기되었고, 과거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유명 배우가 "영화는 감독의 산물"이라 발언한 것은 겸양의 표현일 뿐, 실제로 연기자는 감독의 지시를 배역·감정으로 해석해 체화하는 "해석하는 예술가"로 보아야 한다는 반론이 나왔다. 다만 국내 판례상 독창성은 "새로울 필요 없이 기존의 것과 구별될 정도면 족하다"고 완화되어 있어, 한국은 일단 실연권을 법으로 인정하고 출발하는 반면 미국은 판단 기준상 실연 보호로 나아가지 않는 차이가 부각되었다. 스포츠 선수·바둑 기사 등 실연자 범주 밖 영역까지 국가별로 보호 범위가 달라진다는 점도 함께 다뤄졌다.
미국·영국의 등록주의가 왜 예외적인지가 역사적으로 설명되었다. 최초의 저작권법인 1710년 앤 여왕법이 출판물 보호를 위해 출판업 등록을 소 제기의 기본 요건으로 삼았고, 이 전통이 미국으로 이어져 소송 제기를 위한 등록이 원칙이 되었다는 것이다(단, 외국인 저작물은 등록 없이도 소 제기 가능). 다른 나라들은 후발주자로서 무방식주의를 취했으나, "무방식주의라 해도 결국 증명을 위해 등록이 필요하지 않느냐"는 문제의식도 제기되었다. 이 등록주의 때문에 미국에서 AI 창작물 등록 거절 판례가 집중적으로 나오는 이유가 설명되었다. AI로 만든 산출물을 활용해 수익을 얻으려면 등록이 필요한데, "사람이 창작한 것이 아니다"라는 이유로 등록이 거절되며, 최근 판례는 인간 기여분만 등록하고 AI 기여분은 거절하는 두 유형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다만 저작권법의 근본 취지는 무방식주의라는 반론과, 한국저작권위원회 등록이 비용·관리 부담으로 미비하다는 실무 지적이 병존했다.
한국 신탁단체의 구조가 미국·해외 모델과 대비되었다. 해외 집중관리단체는 위임·대리 방식이어서 권리자가 중심에 있고 단체가 부수적 역할을 하는 데 비해, 한국은 신탁법상 신탁이어서 파기 전까지 권리가 단체로 양도되어 진정한 권리자가 신탁자(단체)가 되는 구조라는 것이다. 음악 신탁단체의 신탁 약관이 회원의 과거·현재·미래 창작곡 전부를 포괄하는 인적신탁이어서, 회원인 음악감독이 제작사와 체결한 계약이 있음에도 단체가 곡의 권리를 주장해 이중징수 논란이 생긴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법원 판례가 제작사-음악감독 계약을 유효로 보았음에도 단체가 "관리곡"이라 주장하며 시각차가 지속되고, 이 때문에 영화·방송 측은 단체 등록에 공시(대항력)를 부여하려는 입법을 경계한다는 것이다. 집중관리단체는 권리자와 이용자 사이의 매개자여야 하는데 회원·이용자 위에 서려 한다는 비판과 함께, 인적신탁이 아니라 개별·분리신탁으로 가야 한다는 방향이 제시되었다.
미국이 실연을 권리로 보호하지 않는 대신, 실연자는 세 가지 경로로 스스로를 보호해 왔다는 점이 논문을 따라 정리되었다. 첫째, 인격적 보호는 라넘법 §43(a)의 부정경쟁·출처 오인 금지를 통해 이뤄지며(리버스 패싱오프 등), 둘째 퍼블리시티권을 통한 보호는 주법 차원에서 다수의 판례가 축적되어 있고, 셋째 가장 실효적인 경로가 제작사와 노조 간 단체협약이다. 특히 도덕적 권리를 인정하는 나라들에서 법으로 보장하는 보호의 상당 부분이, 미국에서는 실연자-제작자 간 단체협약으로 재현된다는 점이 핵심으로 제시되었다.
미국의 세력화 모델이 상세히 소개되었다. 텔레비전이라는 신기술 등장 이후 재방송으로 제작·방송 측 수익은 늘었으나 실연자는 일자리를 잃는 구조에서, 배우들이 조합을 결성해 단체협약으로 대응했다는 것이다. 조합과 제작자단체(AMPTP)가 맺는 단체협약에는 최저임금·재상영분배금(residuals)·연금·건강보험 등이 포함되고, 조합 미체결 제작자와는 배우가 계약하지 않는 방식으로 강제력이 확보된다. 미국 실연 계약은 결과물의 권리가 제작자에게 귀속되는 업무상저작물(work made for hire)을 전제로 하되, 그 대가로 재사용료·재상영분배금이 뒤따르는 구조라는 점이 강조되었다.
한국과의 대비도 명확히 정리되었다. 미국은 징수는 자유롭되 분배 단계에 상한(캡)을 두어 고액 배우에게 과도하게 쏠리지 않게 하고 저액 실연자에게 재분배하는 반면, 한국은 징수 단계에 상한을 두는 방식(드라마·코미디 등 장르별 재방송료 정액 상한)이라는 것이다. 물가 반영에서도 미국 단체협약은 물가·제작비를 유동적으로 반영하나 국내 보상금 규정은 그렇지 못하다는 점, 최근 급등한 물가인상률을 협상 지표로 쓰기 어려워 미국 협상에서도 논쟁이 크다는 점이 지적되었다.
한국의 세력화 사례로 방송연기자 노조 판례가 다뤄졌다. 공채 출신 연기자 중심의 노조가 프리랜서화 이후 "사외 노조"의 성격을 띠게 되자, 방송사가 단체교섭 상대성을 다툰 사건에서 대법원이 노조 측 손을 들어준 사례가 소개되었다(외부 노조도 교섭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취지). 이후 방송사들이 노조원 복리후생 재원을 부담하는 체계가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현재 한국은 출연료 협상을 담당하는 연기자 노조와 재방송·복제·전송 보상을 담당하는 방송실연자 권리 단체가 병존하는 투트랙 구조이며, 배우들이 방송과 영화를 오가는 탓에 대표성 논란이 생긴다는 점이 지적되었다. 제작사 중심 콘텐츠(외주 제작 드라마 등)와 OTT 확산으로 방송사 외 재방송·전송 정산 수요가 커지면서, 방송실연자 단체가 영상실연 전반으로 외연을 넓히려는 흐름도 확인되었다.
플랫폼발 구조 변화가 논의되었다. 넷플릭스는 미국식 업무상저작물 전제 위에서 제작사로부터 2차적저작물작성권을 포함한 권리를 폭넓게 양도받으며, 한국은 단체교섭 세력화가 약해 창작 기반이 이 흐름에 끌려간다는 우려가 제기되었다. 다만 음악감독 등 일부 창작자는 제작비가 크게 오른 넷플릭스를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고 전해졌는데, 선지급 규모가 커 "양도할 만하다"는 판단이다. 이는 미국 재상영분배금 구조와 대비되었다. 미국식은 성공작에서 후행 수익을 나누는(비유하자면 "3루타") 구조인 반면, 넷플릭스는 앞단에 몰아주고 후단 분배를 없애("1루타 보장") 대부분의 실연자에게는 오히려 매력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유튜브·쇼츠 징수를 둘러싼 갈등도 다뤄졌다. 방송실연자 단체가 지상파 등에 쇼츠·클립 수익셰어를 요구하며 두 자릿수 요율을 주장하나 기존 전송 서비스 요율(약 3%)과 격차가 커 소송이 임박했다는 상황, 국내 음원 신탁단체의 유튜브 징수가 오랜 숙원이나 실현이 어렵다는 점이 언급되었다. 보상금 산정의 근거 규정이 사실상 부재(협의로 정함)하고 분배 데이터 구축이 방송사에도 큰 부담이어서 "퉁 치는" 협상이 이뤄진다는 실무의 불투명성이 문제로 제기되었으며, 음악·실연 데이터가 체계화된 호주가 상대적 모범 사례로 거론되었다.
논문의 문제의식이 2023년 미국 파업으로 연결되었다. 수십 년간 실연자와 제작자의 갈등은 신기술 등장에 따른 새 이용방법에서 촉발되어 왔고, AI가 그 최신 국면이라는 관점이다. 플랫폼이 초기 시장점유를 위해 제작비를 크게 지급하며 권리를 확보한 뒤 AI 전환 단계에 이르면 창작 기반 자체를 대체할 수 있다는 우려, VFX 등 축적된 데이터와 AI 결합의 파급력이 논의되었다. 미국 작가·배우 노조와 제작자단체(AMPTP)의 협상이 대규모 인상안 제시에도 교착 상태이며, 작가 최소 인원 보장 같은 요구와 AI 활용 범위가 핵심 쟁점이라는 점이 전해졌다. 한국은 재방송·복제·배포·전송이라는 기존 권리 틀로 대응하는 반면, 미국은 새 이용방법이 나올 때마다 단체협상으로 새 권리·복지를 만들어 낸다는 접근 차이가 정리되었다. 웹툰 분야에서 창작자별 맞춤형 보조 AI로 학습 활용을 재포장한 최근 사례도 함께 언급되었다.
실연자 보호는 저작권의 인접 영역(저작인접권, neighboring/related rights)에서 20세기 들어 발전했다. 국제적으로는 1961년 로마협약(실연자·음반제작자·방송사업자 보호를 위한 국제협약)이 실연자·음반제작자·방송사업자의 권리를 정리했고, 대륙법계와 무방식주의 국가들은 실연자에게 배타적 권리 또는 보상청구권을 부여해 왔다. 미국은 이 흐름의 예외에 가깝다. 미국 저작권법은 실연에 저작인접권을 부여하지 않고, 실연 자체에 독창성이 없다고 보아 저작물성도 인정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발표 논문은 이 공백을 미국 실연자가 (i) 라넘법 §43(a)를 통한 인격적 보호, (ii) 주법상 퍼블리시티권, (iii) 노조-제작자단체 단체협약이라는 세 경로로 메워 왔음을 밝힌다. 흥미로운 시점 표지로 유성영화 등장(1927년)이 거론되는데, 육성이 재현되기 시작하면서 실연 보호에 대한 인식 수준이 달라졌다는 맥락이다. 이는 신기술(텔레비전·비디오·OTT·AI)이 새 이용방법을 열 때마다 실연자 보상 문제가 재점화된다는 논문의 핵심 논지와 이어진다.
미국과 한국은 실연자 보상의 설계 철학이 대조적이다. 미국은 실연을 "권리"로 보호하지 않는 대신 단체협약(collective bargaining agreement)으로 보상 체계를 구축했다. 배우조합(Screen Actors Guild)은 대공황기 스튜디오 시스템에 대응해 1930년대 결성되었고, 1935년 전국노동관계법(와그너법) 이후 제작자단체와 단체협약을 맺으며 최저임금·재상영분배금(residuals)·연금·건강보험을 확보했다. 계약은 결과물의 권리가 제작자에게 귀속되는 업무상저작물(work made for hire)을 전제로 하되, 재사용마다 분배금이 뒤따른다. 반면 한국은 실연권·보상청구권을 법으로 인정하고 집중관리단체(신탁)가 징수·분배를 맡되, 신탁법상 신탁이어서 권리가 단체로 양도되는 인적신탁 구조를 취한다. 그 결과 미국은 "권리 없음 + 강한 단체교섭", 한국은 "권리 있음 + 신탁 집중관리"라는 상반된 조합을 갖는다. 캡(상한)의 위치도 다르다. 미국은 분배 단계에 상한을 두어 고액 실연자 쏠림을 완화하고 저액 실연자에게 재분배하는 반면, 한국은 징수 단계에 장르별 정액 상한을 둔다. 보상금 산정 근거가 명확하고 이용 데이터 수집이 제도화된 호주가 대비되는 모범 사례로 거론된다. 이러한 비교는 "미국 모델을 이식하면 되는가"라는 단순 결론을 경계하게 한다. 두 체계는 노동법·저작권법·산업구조가 얽힌 경로의존적 산물이기 때문이다.
발표 논문이 인용하는 미국 판례·법령은 실연 보호의 세 우회로에 대응한다. 실연의 저작물성 판단의 전제로는 독창성 기준을 제시한 Feist Publications v. Rural Telephone Service Co.(499 U.S. 340 (1991))가 있다. 실연 보호 여부를 다룬 초기 판례로 Bloom & Hamlin v. Nixon(125 F. 977 (E.D. Pa. 1903)), Savage v. Hoffman(159 F. 584 (S.D.N.Y. 1908)), Waring v. WDAS Broadcasting Station(194 A. 631 (Pa. 1937)) 등이 거론된다. 인격적 보호 경로에서는 라넘법 §43(a)(15 U.S.C. §1125, 부정경쟁·출처 오인)를 적용한 Gilliam v. ABC(538 F.2d 14 (2d Cir. 1976)), Smith v. Montoro(648 F.2d 602 (9th Cir. 1981), 리버스 패싱오프)와, 그 한계를 그은 Dastar v. Twentieth Century Fox(539 U.S. 23 (2003))가 핵심이다. 저작권법상 시각예술가의 인격권을 규정한 VARA(17 U.S.C. §106A)도 비교 대상으로 언급된다. 퍼블리시티권 경로에서는 Midler v. Ford Motor Co.(849 F.2d 460 (9th Cir. 1988)), White v. Samsung(971 F.2d 1395 (9th Cir. 1992)), Wendt v. Host International(125 F.3d 806 (9th Cir. 1997)), Astaire v. Best Film & Video(116 F.3d 1297 (9th Cir. 1997))가 인용되며, 주법 기반이어서 저작권법 §301의 선점(preemption) 문제가 함께 다뤄진다. 단체협약 경로에서는 배우조합 기본협약(SAG Basic Agreement)의 조항들과 전국노동관계법(NLRA)·1947년 태프트-하틀리법이 근거로 제시된다. 한국 측 관련 규범으로는 영상저작물 특례와, 회의에서 언급된 방송연기자 노조의 단체교섭 상대성에 관한 대법원 판례가 있다.
이 회차는 미국 실연자의 세력화 성공과 한국 신탁단체(특히 음악 신탁)에 대한 비판이 두드러졌으므로, 반대 방향의 논거를 함께 기록한다. 먼저 신탁·집중관리 옹호 측 논거다. 첫째, 개별 실연자·작곡가는 대형 제작사·플랫폼과 협상할 힘이 없으므로, 인적신탁을 통한 권리 집중과 일괄 징수는 협상력 보완 장치다. 미국이 "권리 없음"을 강한 노조로 메운 것과, 한국이 "권리 있음 + 신탁"으로 접근한 것은 목적(약자 보호)이 같은 상이한 수단으로 볼 수 있다. 둘째, 신탁단체가 등록에 대항력을 부여하려는 입법(공시 강화)은 이중징수 명분만이 아니라 무권리자 계약·정산 누락을 줄이려는 취지도 포함한다. "단체가 회원 위에 서려 한다"는 비판은 이용자·제작자 측 시각이 강하게 반영된 프레임일 수 있다. 셋째, 해외 매출 미분배 논란도 권리 부재보다 정산 주기(연 1회)·식별코드 공백에서 비롯된 구조적 지연인 경우가 많아, 단체의 고의적 착복으로 단정하기 어렵다.
반대로, 실연자 보호를 무한정 강화하는 데 대한 산업·이용자 측 우려도 균형 있게 보아야 한다. 미국의 재상영분배금·물가연동 요구가 커질수록 제작 비용이 상승하고, 2023년 파업에서 드러났듯 제작자단체는 인건비 부담(예: 작가 최소 인원 보장)과 지속가능성을 이유로 저항한다. 실연자 다수가 넷플릭스식 선지급(업무상저작물 전권 양도)을 오히려 선호하는 현실은, "권리·분배금 강화 = 실연자 이익"이라는 등식이 항상 성립하지는 않음을 보여 준다. 대부분의 작품이 후행 수익을 내지 못하는 시장에서, 사후 분배금보다 확실한 선지급이 저액 실연자에게 유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유튜브·쇼츠 수익셰어에서 신탁단체가 요구하는 두 자릿수 요율은, 음악·실연이 콘텐츠 가치에 기여한 몫을 넘어 "매출 비례 일괄 징수"로 흐를 경우 이용자·플랫폼에 과도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반론도 존재한다. 요컨대 미국 모델을 "실연자 보호의 정답"으로, 한국 신탁을 "구태"로 단정하는 것은 한쪽 시각이며, 권리 설계는 협상력 보완과 산업 지속가능성 사이의 균형 문제로 읽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