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록 및 학습자료
2023년 6월 정기모임은 검정고무신 저작권 분쟁을 실무 관점에서 해부하고, 이를 출판·만화·웹툰 창작 생태계의 구조적 문제로 확장했다. 발표는 (1) 검정고무신의 만화·애니메이션 권리 구조와 캐릭터 저작권 등록, (2) 지분 설정·사업권 설정 계약의 불공정성·원작료 정산·통보 의무·손해배상 소송의 5대 쟁점, (3) 매절계약과 출판·만화계 표준계약 관행, (4) 웹툰의 최소수입보장(MG) 제도, (5) 음악 실연자의 권리와 2차적 이용 통제를 다뤘다. 검정고무신 사건은 원작자(그림 작가·고인 포함)와 사업자 간 저작권 분쟁이므로, 이 회차는 창작자·유족 측과 사업자·투자 측 논거를 ④의 「균형 관점」에서 함께 짚는다.
발표는 검정고무신의 권리 구조를 원작 만화와 애니메이션으로 나누어 정리했다. 원작 만화는 1992년부터 연재되었고, 글 작가(필명 도래미, 이영일)와 그림 작가(이우영)가 별도로 참여했으며, 이우영 작가의 군 복무 기간에 동생 이우진 작가가 그림을 대신 그리면서 두 형제가 그림 저작을 함께 담당하게 되었다. 애니메이션은 1999년 KBS 파일럿을 거쳐 2000~2005년 1~3기가 방영되었는데 제작사는 새한프로덕션, 사업 주체는 KBS였고, 4기(2015년)는 제작사는 동일하되 사업 주체가 형설퍼블리싱으로 바뀌었다. 3기와 4기 사이 약 10년의 공백은 애니메이션 방영 후 KBS가 10년간 독점 사업권을 갖는 계약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제시되었다. 사업화는 사업자 측(형설앤) 대표의 제안(2007년경)으로 시작되어, 2008년 검정고무신 주요 캐릭터 9개가 저작권 등록되었다. 이때 지분은 그림 작가 형제 37%(이우영 27%·이우진 10%), 글 작가 27%, 사업자 측 대표 36%로 분할되었고, 이후 사업자 대표가 글 작가로부터 17%를 약 2천만 원에 추가 매입해 53%의 최대 지분을 확보했다. 이우진 작가의 10% 지분은 이우영 작가가 "군 복무 중 동생이 그림을 그렸으니 동생에게도 지분이 있어야 한다"고 설득해 확보된 것이라는 경위도 소개되었다.
지분 설정을 둘러싸고, 창작자 측은 사업화를 명분으로 지분을 나눴을 뿐 그에 대한 금전적 대가를 받은 바 없다고 주장했고, 사업자 측은 애니메이션 4기 제작 투자·신간 도서 출간·절판 도서 복간이라는 세 가지 조건에 합의한 정당한 계약이었다고 반박했다. 사업권 설정 계약은 세 차례에 걸쳐 작성되었는데, 1·2차는 계약 기간 5년·회사와 작가들 간 계약이었으나, 실제로 효력을 가진 3차 계약은 계약 주체가 회사가 아닌 대표 개인으로 바뀌고 기간 명시가 없으며 "원저작물 및 그에 파생된 모든 2차적 사업권"을 포괄한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되었다. 창작자 측은 이를 무기한·무제한의 불공정 계약으로 무효라고 보았고, 사업자 측은 강요 없는 자필 서명에 의한 당사자 간 합의라고 맞섰다. 원작료 정산에서는, 사업권 설정 계약이 "제반 비용·대행 수수료 30%를 제외한 순수익을 지분율에 따라 분배"하도록 한 반면 애니메이션 계약은 "매출의 3%"만 지급하도록 되어 있어, 캐릭터 상품·마트 행사 등 모든 부가 사업을 애니메이션 사업으로 간주해 3%만 정산했다는 것이 갈등의 핵심으로 정리되었다. 사업자 측은 캐릭터에 대한 권리는 2차적저작물 작성자이자 제작·투자자에게 있으므로 3% 지급이 맞다는 입장이었다.
사업 진행 통보 문제는 출판업계 전반의 구조와 겹친다는 분석이 제시되었다. 출판에서 유통사와의 계약 당사자가 작가가 아닌 출판사이고 비밀유지 조항이 있어 작가가 판매·정산 내역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관행이, 이 사건에서도 캐릭터 상품 사업의 정산 내역서가 부실하다는 창작자 측 불만으로 재현되었다는 것이다. 사업자 측은 원작자는 원저작물의 저작권자일 뿐 판매 대상은 애니메이션화된 캐릭터 상품이므로 통보 의무가 없다며, 영화사가 웹툰 원작을 영화화한 뒤 DVD 등 부가 상품을 만들 때 원작자 동의를 매번 구하지 않는 관행을 근거로 들었다. 저작권 소송으로는, 2019년 글 작가와 사업자 측 대표가 그림 작가 형제를 상대로 "공동 저작자의 허락 없는 독단적 작품 활동과 수익 미분배"를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실이 소개되었다. 창작자 측은 계약 문제를 제기한 직후 소송이 들어온 점을 들어 악의적 의도라고 보았고, 사업자 측은 창작자들 간 갈등 중재를 위한 참여라고 설명했다. 부수 쟁점으로 (1) 사업자 대표가 저작자가 아님에도 공동 저작자로 등록된 점을 무효 사유로 볼 수 있는지, (2) 그림 작가 부모의 과수원 유료 체험에서 애니메이션을 상영한 데 대한 고소(불기소 처분), (3) 2020년 극장판 상영 동의 분쟁이 함께 언급되었다. 토론에서는 공동저작물은 전원 합의 없이 이용할 수 없다는 원칙(저작권법상 기본 법리)을 확인하면서, 캐릭터·애니메이션의 지분을 여러 주체로 쪼갠 구조 자체가 창작 활동을 서로 막는 비상식적 형태라는 견해가 제기되었다.
논의는 이 사건을 개별 분쟁이 아니라 출판 계약 형태의 구조적 문제로 확장했다. 대표적 유사 사례로 구름빵 작가 사건이 매절계약 쟁점으로 거론되었다. 매절계약은 출판사가 저작권자에게 일정 금액을 선지급하고 이후 발생 수익을 독점하며 저작재산권까지 양도받는 형태로, 판례는 계약 당시 지급 금액의 규모를 주요 기준으로 삼아 저작재산권 양도를 인정하기도 하고 불공정 계약으로 보아 부정하기도 한다는 점이 정리되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출판 분야 표준계약서를 8종 이상 마련했음에도 출판계가 별도의 자체 표준계약서를 만들어, 자동 연장 조항이나 3년이 아닌 5~10년 단위 계약 기간을 기본값처럼 두는 등 세부에서 차이가 있어 영세·신인 작가에게 불리하게 작동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발표 자료(추가자료)에서는 계약 일반론으로 상호의무의 원칙(mutuality of obligation)과 쌍무계약의 견련성을 들어, 애니메이션 매출 3%가 아닌 캐릭터 등 2차적 저작물 이용은 견련성에 어긋날 수 있다는 분석이 제시되었다. 또한 한국만화영상진흥원 가이드라인을 인용해 매절·포괄계약이 위법은 아니나 분쟁 예방 차원의 주의 대상이며, 저작재산권을 전부 양도하더라도 특약이 없으면 2차적저작물작성권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되므로 만화처럼 2차적 저작물 시장이 활성화된 분야는 양도 범위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점이 강조되었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의 저작권 표준계약서(독점적·비독점적 이용허락, 일부·전부 양도)와 캐릭터산업의 라이선싱 구조도 참고 자료로 함께 다뤄졌다.
웹툰·웹소설 분야의 최소수입보장(MG, Minimum Guarantee) 제도가 매절계약에 이은 현재의 쟁점으로 소개되었다. MG는 신인·영세 작가의 최소 생계를 보장하기 위해 유통사가 최소 수익을 약정·선지급하는 취지의 제도이나, 정산 방식이 선차감이냐 후차감이냐에 따라 작가와 플랫폼의 이해가 갈린다는 점이 예시로 설명되었다. 회당 MG 100만 원(월 400만 원 상당)·수익 배분 5:5를 전제로, 월 수입 500만 원이 발생했을 때 선차감 방식은 MG 400만 원을 먼저 차감한 잔여 100만 원을 5:5로 나눠 작가가 50만 원을 추가로 받는 반면, 후차감 방식은 500만 원을 먼저 5:5로 나눠 작가 몫 250만 원을 산정한 뒤 이미 지급한 MG 400만 원과의 차액 150만 원을 작가의 빚으로 쌓는 구조가 된다는 것이다. 토론에서는 이 후차감 구조가 최소 생계 보장이라는 MG 본래 취지에서 벗어나 사실상 대출에 가깝고, 플랫폼이 직접 이런 계약을 하기보다 중간 에이전시가 개입하면서 작가와의 정산이 복잡해진 것으로 보인다는 견해가 제시되었다. 더 나아가 MG 계약에서 수익 배분 5:5에 맞춰 저작권 지분까지 5:5로 나눠 에이전시와 작가를 공동 저작권자로 설정하는 사례, 네이버·카카오 등 플랫폼이 2차적저작물작성권을 자사를 통해서만 행사하도록 하거나 도전만화 약관에 AI 학습 이용 동의를 포함하는 관행도 우려로 언급되었다.
논의는 음악 저작권·실연자 권리로 이어지며 창작자 보호의 강도 차이를 조명했다. 음악에서는 지분율과 무관하게 권리자 중 한 명의 반대만으로 이용이 중단될 수 있다는 점이 강조되었는데, 2차적 저작물로 광고에 사용된 사례에서 지분 약 3%에 불과한 실연자의 반대로 광고가 내려간 경험이 신탁단체 측에서 공유되었다. 이를 두고 음악·실연 분야는 상대적으로 창작자 통제권이 강해 오히려 보호를 많이 받는 편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실연자의 지위에 대해서는, 음반 제작자와 달리 실연자는 "해석하는 예술가"로서 자신의 실연이 원하지 않는 곳에 쓰이는 데 대한 통제 지위를 갖는다는 점, 다만 한국에서는 실연자의 권리 위상이 음반 제작자에 비해 아직 약하다는 진단이 제시되었다. 커버곡·편곡을 둘러싼 동일성유지권 논쟁도 다뤄졌다. 실연·편곡은 부르는 사람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정상이므로 이를 원곡의 동일성 훼손으로 보아 방송사 등에 사용료를 요구하는 것은 실연자의 지위를 부정하는 것이라는 비판과 함께, 악기 편성 변경 정도는 실무상 허용 범위이나 신탁단체에 따라 2차적 저작물로 보아 별도 징수하려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 정리되었다. 편곡이 저작권자의 승인을 받으면 통상 2% 안팎의 지분이 배분된다는 실무, 전송보상금 제도 도입 논의에서 음반이 영상과 결합되면 음반으로서의 성격을 상실해 문제가 복잡해진다는 점도 함께 언급되었다.
검정고무신 분쟁의 법적 핵심은 원작(만화)에서 파생된 애니메이션·캐릭터라는 2차적 저작물의 수익이 원작자에게 어떻게 귀속되는가에 있다. 매절계약(양도·포괄 계약)은 창작자에게 일시금을 지급하고 이후 발생 수익과 저작재산권을 사업자가 확보하는 형태로, 초기 자본과 유통망을 가진 사업자에게 위험을 이전하는 순기능이 있는 반면, 작품이 성공했을 때 창작자가 성과에서 배제되는 불균형을 낳는다. 한국 저작권법은 이 불균형을 완화하기 위해 저작재산권 전부 양도 시에도 특약이 없으면 2차적저작물작성권은 양도되지 않은 것으로 추정하는 규정을 두어(제45조 제2항으로 알려짐 - 확인 필요), 원작자가 후속 파생 시장에 대한 권리를 유지하도록 설계했다. 검정고무신에서 캐릭터 상품·극장판 등 부가 사업의 수익이 애니메이션 매출 3%로만 정산된 것이 부당하다는 주장은 바로 이 2차적 저작물의 권리 귀속·대가 문제에 닿아 있다. 나아가 이 사건은 창작자 사후 유족이 분쟁을 승계·수행하게 된 사례로, 창작자 생전의 취약한 협상력이 사후 권리 구제의 어려움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창작자 지위 보장 입법 논의(이른바 검정고무신법·추가보상청구권 관련 저작권법 개정안 - 시점·발의 내용 확인 필요)의 직접적 배경이 되었다.
만화·출판 창작자 보상 관행은 국가별로 차이가 크다. 회의에서는 일본 사례로 만화가에게 통상 10% 안팎의 인세가 지급되나, 어시스턴트 고용이 전제되는 직업 특성상 3% 수준의 원작료로는 실질 수익이 남기 어렵다는 점이 지적되었다. 미국·유럽에서는 캐릭터 라이선싱이 별도의 로열티 체계(상품군별 요율·최소보증금)로 운영되어 원작자·라이선서와 상품화 업체 간 권리 범위가 계약서에 세분화되는 경향이 있으며, 프랑스 등은 저작자에게 양도 후에도 성공 시 대가 조정을 청구할 수 있는 이른바 "베스트셀러 조항"(추가보상·계약 수정 청구)을 두어 매절의 불균형을 사후적으로 교정한다(구체 조문·요율은 확인 필요). 이러한 비교법은 한국 출판·만화계의 낮은 원작료·포괄 양도 관행이 국제적 표준과 어긋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캐릭터의 독자적 저작물성에 관해서는 신야구 사건(대법원 2010. 2. 11. 선고 2007다63409 판결 - 사건번호·일자 확인 필요)이 핵심 선례로 제시되었다. 1심·항소심은 캐릭터를 개개 장면 표현에서 승화된 추상적 개념으로 보아 독자적 저작물성을 부정했으나, 상고심은 만화·영화 등 매체에 등장하는 인물·동물의 시각적 표현에 창작자의 창조적 개성이 드러나면 원저작물과 별개로 보호되는 저작물이 될 수 있다고 보아 독자적 저작물성을 인정했다. 또한 캐릭터의 고객흡인력 유무는 저작권법상 보호 여부 판단 사항이 아니라는 판시(2005. 4. 29. 선고 2005도70 판결 - 확인 필요)도 함께 정리되었다. 매절계약의 유효성에 대해서는 구름빵 사건이 지급 금액의 상당성을 기준으로 저작재산권 양도 인정 여부를 다툰 사례로 언급되었고(판결 내용·확정 여부 확인 필요), 저작재산권 양도 시 2차적저작물작성권의 추정 배제(제45조), 공동저작물의 행사에 전원 합의를 요하는 규정(제48조로 알려짐 - 확인 필요), 영상저작물 특례(제99조·제100조) 등이 배경 법리로 관련된다.
이 회차는 원작자(그림 작가·유족) 측에 공감하는 서술로 기울기 쉬우므로, 양측 논거를 함께 기록한다. 창작자·유족 측의 논거는 다음과 같다. 첫째, 창작의 원천은 원작자이며 캐릭터·애니메이션의 상업적 가치는 원작에서 파생된 것이므로, 부가 사업 수익을 애니메이션 매출 3%로만 정산하는 것은 2차적 저작물의 대가로 현저히 부족하다. 둘째, 기간·범위가 불명확한 포괄 양도 계약은 협상력이 약한 창작자에게 사실상 강요된 불공정 계약일 수 있고, 대가 없는 지분 양도와 사업자 대표의 공동 저작자 등록은 권리관계를 왜곡한다. 셋째, 창작자 사후에도 유족이 분쟁을 감당해야 하는 현실은 창작자 지위 보장 입법의 정당성을 뒷받침한다. 반면 사업자·투자 측의 논거도 경청할 지점이 있다. 첫째, 애니메이션·캐릭터 사업은 상당한 자본·유통망·위험 부담을 요구하며, 수익이 나지 않는 다수의 실패를 사업자가 떠안는 구조에서 성공작의 수익을 사후에 재분배하라는 요구는 투자 유인을 훼손할 수 있다. 둘째, 매절·포괄 양도 자체는 위법이 아니며(한국만화영상진흥원도 예방적 주의만 권고), 자필 서명에 의한 당사자 간 합의는 사적 자치의 영역이다. 셋째, 2차적 저작물(애니메이션·캐릭터)의 상품화 가치는 제작·투자자의 기획과 마케팅에서 상당 부분 창출되므로, 그 권리·수익을 제작자에게 귀속시키는 것도 하나의 합리적 배분이다. 요컨대 이 사건을 "악덕 사업자 대 순수한 창작자"의 선악 구도로만 읽는 것은 한쪽 시각이며, 위험을 감수한 투자에 대한 보상과 창작의 원천에 대한 정당한 대가 사이의 균형, 그리고 협상력 격차를 메우는 표준계약·입법의 역할이라는 관점에서 이해해야 한다.